– “천막 씌우면 조용하다더니…” 발파 진동 여전, 주민들 분통 – ‘구원투수’라던 신공법 장비마저 기준치 육박… 현장 ‘참담’ – 이군수 의원, 쏟아지는 원망 묵묵히 경청하며 2시간 내내 현장 지켜
[성남=탐사보도팀] 지난 13일 오후 2시, 성남시 박물관 건립 공사 현장. 살을 에는 듯한 바람보다 더 차가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번 공사 중단 명령(탐사보도 2탄 참조) 이후, 소음 저감 시설을 갖추고 재개 여부를 결정짓는 운명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는 성남시청 및 수정구청 환경과 담당자, 박물관사업소장, 시공사 및 감리단장 등 책임자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주민 측에서는 소음피해 대책위 대표위원들과 이군수 성남시의회 의원이 참석해 매의 눈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2시간에 걸친 테스트 결과는 ‘대실패’이자 ‘참담함’ 그 자체였다.

💣 “천막은 장식품인가?”… 배신당한 발파 테스트
첫 순서로 진행된 폭약 발파 테스트부터 사단이 났다. 시공사 측은 “발파 구역에 천막(방호막)을 씌워 소음을 획기적으로 차단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실제 뇌관이 터지자 현장은 요동쳤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와 주민들이 체감한 진동과 소음은 저감 시설 설치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게 무슨 소음 저감이냐, 땅이 울리는 건 여전하다”며 즉각 항의했다. 특히 발파 위치 선정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이어지며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결국 시공사 측은 문제점을 수용하고, 추후 발파 위치 변경 시 추가 확인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다음 순서로 넘어갈 수 있었다.
🚜 믿었던 ‘하람 공법’마저… 기준치 턱밑까지 차오른 소음
이어 진행된 장비 소음 테스트. 기존 ‘뿌레까’ 방식 대신 소음을 줄이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하람 공법’ 장비가 투입됐다. 이것이 사실상 공사 재개를 위한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계측기 숫자가 올라갈수록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은 흙빛이 됐다. 확실한 소음 저감을 장담했던 신공법 장비마저 단속 기준치에 육박하는 아슬아슬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결국 종합 결과는 ‘단속 수치 초과’. 기준치를 넘어서는 소음이 측정되면서 공사 재개는 또다시 불발됐다. 현장은 침묵에 빠졌고, 참관한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들조차 할 말을 잃은 참담한 표정이었다.
👥 주민 곁 지킨 이군수 의원, ‘원망’을 ‘위안’으로
테스트 실패로 현장의 분위기가 격앙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이군수 시의원의 행보였다.
통상적인 현장 방문이 관계자들의 보고만 받고 자리를 뜨는 형식적인 절차였다면, 이 의원은 달랐다. 그는 장장 2시간에 걸친 테스트 시간 내내 단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기대했던 소음 저감이 실패로 돌아가자 주민들의 허탈감은 곧장 현장에 있는 책임자들을 향한 분노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민원인들의 원망 섞인 목소리를 피하지 않고 묵묵히 수용하며 받아들였다. 변명보다는 경청을 택한 그의 진정성 있는 모습은 절망에 빠진 민원인들에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는 듯 보였다.


🚫 “시끄러워도 처벌은 없다?”… 기막힌 행정의 구멍
그러나 주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처분 결과다. 명백히 기계가 ‘기준치 초과’를 가리켰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는 과태료 처분을 면했다.
이유는 단 하나, 소음 측정이 ‘피해 주택 내부’가 아닌 현장 경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때문이었다. 법의 맹점을 파고든 이러한 결과에 주민들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 기약 없는 공사 연기… 350세대의 고통은 현재진행형
결국 공사는 무기한 연기되었고, 시공사 측은 “추가적인 방음 시설을 더 설치하겠다”는 원론적인 대책만 내놓은 상태다.
한신아파트 1동, 2동에 거주하는 약 350여 세대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에 떨고 있다. 언제 다시 굉음이 들려올지, 집이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성남시와 시공사가 내놓을 ‘다음 대책’은 과연 주민들의 귀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희망 고문’에 불과할까.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2026년 봄은 여전히 겨울 한가운데에 멈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