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은 늘 눈에 띄는 자리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떤 공익은 위험을 미리 막아내는 현장에서 시작되고, 어떤 공익은 무너진 사람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마약 문제 역시 그렇다. 불법 유통과 범죄를 단속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예방과 교육, 치료와 재활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 중독재활상담학과 윤흥희 교수는 그런 현실을 오랜 시간 현장에서 마주해 온 인물이다. 경찰공무원 출신의 마약 범죄 수사 전문가인 그는 서울경찰청 수사부 마약수사대 팀장과 강력계장을 지냈고, 이후 법학과 국제마약학, 사회복지학, 행정학을 공부하며 마약 범죄와 중독 문제를 더 넓은 시야로 연구해 왔다. 지금은 대학원 교육 현장에서 중독 재활과 예방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리본라인이 윤흥희 교수의 이야기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약 문제를 단지 처벌의 언어로만 보지 않고, 공동체의 안전과 회복이라는 더 큰 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 우리 사회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를 막는 일과 무너진 사람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가 아니라, 결국 같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두 축일 수 있다.
마약 문제는 검거로 끝나지 않는다
윤 교수의 문제의식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마약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수사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한 사례들은 대개 훨씬 더 복합적이었다. 관계의 단절, 심리적 취약성, 환경적 요인, 반복되는 재범의 구조가 함께 얽혀 있었고, 검거 이후에도 다시 같은 문제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검거 이후’로 향한다. 왜 다시 같은 문제로 이어지는지, 사회는 어떤 회복 장치를 갖고 있는지, 예방 교육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 문제는 단속과 처벌의 영역이면서도 동시에 예방과 회복의 영역이기도 하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사회 전체의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처벌은 분명 필요하다. 사회 질서를 지키고, 불법 유통과 조직적 범죄를 막기 위해서도 강한 단속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윤 교수의 시선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단속은 확산을 막고, 예방은 유입을 줄이며, 재활은 반복을 끊는 역할을 한다. 세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사회 전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이 그의 경력 전반을 관통한다.
이 관점은 마약 문제를 훨씬 입체적으로 보게 만든다. 특히 청소년, 초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한 대상까지 모두 같은 잣대로만 바라보면 문제 해결은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사회가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나 강하게 처벌할 것인가만이 아니다.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것인가, 어떻게 더 책임 있게 회복의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까지 함께 나아가야 한다.
수사에서 교육으로, 현장에서 회복의 언어로
윤흥희 교수의 이력이 주는 의미도 단순히 오랜 수사 경력에 있지 않다. 현장을 지나 교육의 자리로 옮겨온 뒤에도 그의 관심은 여전히 마약 문제의 본질에 머물러 있다. 다만 접근 방식이 더 넓어졌다. 눈앞의 범죄를 막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왜 사람들이 마약에 접근하게 되는지, 중독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 회복은 왜 반복적으로 실패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인식이 더 분명해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윤 교수의 행보는 하나의 전환을 보여준다. 수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방 교육과 상담, 치료와 재활의 체계까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확장해 보고 있다는 점이다. 범죄의 현장을 오래 겪은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회복의 구조를 더 무겁게 말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한 단속과 회복의 체계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두 축이라는 사실이 그의 경로를 통해 더욱 선명해진다.
공익은 사람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일
윤 교수에게 공익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공동체가 더 안전해지도록 만드는 일, 누군가가 위험에 빠지기 전에 막아내는 일, 그리고 이미 무너진 사람이 있다면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일이 곧 공익이라는 인식이 그의 활동 전반에 깔려 있다.
마약 문제 역시 단속만 잘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회복이 가족을 지키고, 가족의 안정이 다시 지역사회의 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약 대응은 범죄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공동체 회복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가 예방과 재활을 함께 말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공익은 추상적인 선의가 아니라, 사람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구체적인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것
지금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것도 분명하다. 첫째는 전문성이다. 마약류 범죄 수사도, 예방 교육도, 재활 상담도 모두 전문성이 필요하다. 둘째는 지속성이다. 사회적 관심이 높을 때만 반짝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예방 교육과 제도적 지원, 치료와 회복 지원은 장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셋째는 인식의 변화다. 마약 문제를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특별한 사건처럼만 바라보면 대응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는 예방과 재활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설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 세 가지는 단지 정책의 언어로만 읽히지 않는다.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실감의 언어에 가깝다. 그래서 윤흥희 교수의 이야기는 단순한 이력 소개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경력과 연구, 교육 활동은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마약 문제는 범죄 대응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예방과 교육, 치료와 재활의 문제라는 점이다.
리본라인의 [공익을 잇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기록하는 자리다. 단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놓치고 있으며 무엇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기록이다. 윤흥희 교수의 이야기는 공익이 단지 선의의 구호가 아니라, 사회를 지키기 위한 오랜 실천과 고민의 축적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위험을 단속하는 일과 사람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일. 윤흥희 교수는 그 두 영역이 결국 하나의 공동체를 지키는 길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가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마약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처벌할 것인가에만 머무르지 않는 일이다. 어떻게 더 건강하게 예방하고, 어떻게 더 책임 있게 회복의 구조를 만들 것인가. 리본라인은 앞으로도 그렇게 공익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기록해 나가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