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는 기술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병원을 찾는 사람에게 오래 남는 것은 장비의 사양이나 시스템의 규모만이 아니다. 내가 이곳에서 어떻게 맞이받았는지, 얼마나 이해받았는지, 끝까지 존중받았는지가 더 깊은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권영미 대표의 활동은 바로 그 지점을 오래 붙들어 왔다. 그는 ㈜팬비즈 대표이사이자 대한의료혁신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천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도 소개된다. 팬비즈는 병원 환자경험 관리, 의료 CS 교육, 환자만족도 조사 등을 수행하는 의료 전문 컨설팅 기업으로 안내되고 있다.
권 대표의 이력은 의료경영을 숫자와 운영의 언어로만 보지 않게 만든다. 공개 논문·보도 자료에서는 권영미 박사가 보건학 박사이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고객행복팀장으로 표기된 바 있고, 2019년에는 의료서비스 추천 및 재이용의도에 관한 연구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는 내용도 확인된다. 해당 연구는 의료진 서비스와 개인적 배려의 중요성, 병원 환경 요소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권 대표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그는 최근 기고에서 “의료의 본질은 사람”이라고 강조했고, 믿을 수 있는 병원의 조건으로 진정성과 신뢰를 반복해서 언급했다. 환자 중심 전략은 홍보 기법이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본질을 되찾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환자경험은 친절을 넘어 설계의 문제입니다
Q. 대표님께서는 의료경영과 환자경험을 오래 다뤄 오셨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질문은 무엇입니까?
저는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 병원이 정말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는가?”
의료 현장은 늘 바쁘고 복잡합니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의 구조나 내부 사정보다도, 내가 이곳에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얼마나 존중받았는지, 불안한 순간에 누가 나를 어떻게 대해줬는지가 더 크게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경험을 단순히 친절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병원을 찾기 전 기대와 정보, 예약 과정, 방문 동선, 안내 체계, 진료 중 설명, 직원의 태도, 공간의 분위기까지 모두가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실제 단국대병원 특강에서도 저는 환자경험이 병원에 가기 전 정보와 기대에서부터 시작해, 주차장과 진료 과정, 편의시설 등 전 과정을 통해 느끼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좋은 병원은 설명이 아니라 신뢰로 기억됩니다
Q. 대표님은 왜 의료에서 ‘진정성’과 ‘신뢰’를 계속 강조하십니까?
의료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사람의 몸과 삶을 직접 다루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신뢰가 없으면 오래 갈 수 없습니다.
환자는 단순히 치료만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불안을 안고 오고, 때로는 두려움을 안고 옵니다. 그럴 때 병원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 설명하는 방식,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쌓여야 비로소 신뢰가 생깁니다.
저는 좋은 병원이란 결국 환자가 “여기는 나를 사람으로 대해줬다”고 느끼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 기고들에서 반복해서 진정성과 신뢰를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환자 중심 마케팅은 화려한 문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의 메시지와 행동을 일치시키는 일이어야 합니다.
직원경험이 나빠서는 환자경험도 좋아질 수 없습니다
Q. 환자경험을 높이기 위해 병원은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환자경험이라고 하면 친절 교육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환자경험은 한 사람의 태도로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약 과정, 안내 체계, 설명 방식, 직원 간 협업, 공간의 분위기, 대기 경험까지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지쳐 있거나 조직의 방향이 불분명하면 좋은 환자경험도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경험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경험과 조직문화, 병원의 미션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세미나와 특강에서 환자경험 향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전체가 환자의 기대가치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돼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환자 중심성은 슬로건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의료혁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Q. 대한의료혁신연구회를 오래 이끌어 오셨는데, 대표님이 생각하는 의료혁신은 무엇입니까?
저는 의료혁신이 기술 도입이나 시스템 개편만을 뜻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진짜 혁신은 환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의료혁신연구회는 2003년 병원고객만족연구회로 시작해 2018년 지금의 이름으로 새 출발했고, 환자경험 향상, 의료서비스 디자인, CS 강사 양성,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이 결국 의료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묻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경험이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관리가 아니라, 의료의 본질을 다시 사람에게 돌려놓는 일이어야 합니다. 제100회 세미나에서도 “진정한 환자경험이란 환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지금도 그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의료경영도 결국 공익의 언어로 돌아옵니다
Q.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공익은 무엇입니까?
저는 공익을 거창한 제도나 정책의 언어로만 보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병원 경험이 덜 불안해지고, 설명이 더 명확해지고, 존중받는 감각이 더 커지는 것, 그것 역시 공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는 누구에게나 닿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의료 안에서 신뢰와 환자 중심성을 높이는 일은 결국 공동체 전체의 삶의 질과도 연결됩니다. 환자경험, 직원경험, 진정성, 신뢰 같은 단어가 결국 병원 한 곳의 성과를 넘어서 사회 전체의 의료 문화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래서 의료경영도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숫자와 효율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사람을 놓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더 사람을 말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래서 더 분명해집니다.
리본라인이 권영미 대표를 기록하는 이유
권영미 대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공익은 반드시 거대한 정책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보게 된다. 병원을 찾은 한 사람이 덜 불안하고, 더 명확한 설명을 듣고, 끝까지 존중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그것은 의료 서비스 개선을 넘어 공동체의 신뢰를 쌓는 일과도 닿아 있다. 권 대표가 말해 온 환자경험, 직원경험, 진정성, 신뢰라는 단어는 결국 의료의 방향을 사람에게 다시 연결하려는 질문들이다.
리본라인의 [공익을 잇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기록하는 자리다.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 현장을 바꾸는 사람, 그리고 익숙한 시스템 속에서 놓치고 있던 본질을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사람들. 권영미 대표는 그 가운데서 의료의 본질이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을 끈질기게 환기해 온 인물이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더 사람을 말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지금 의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중요한 기록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