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 의원 등 12인, 동물보호시설로 오인할 유사 명칭 사용 금지 추진…최대 500만원 과태료 가능, 온라인 광고와 소규모 구조시설 예외가 입법 관건
유기동물을 돕기 위해 인터넷에서 ‘동물보호소’를 검색했지만, 실제로는 파양과 입양을 중개하며 비용을 받는 영리업체였다면 시민은 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공식 동물보호센터나 신고된 민간동물보호시설이 아닌 영업시설이 ‘보호소’, ‘보호센터’ 등 공인된 보호시설로 오인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재관 의원 등 12인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의안번호는 제2220457호다. 개정안은 동물보호센터나 민간동물보호시설과 유사한 명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37조의2와 과태료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법안은 현재 발의 단계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을 거쳐야 실제 제도로 시행될 수 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5일 현재 의안 원문이 첨부되지 않아 금지되는 명칭의 구체적 범위와 시행 시기, 예외 기준 등은 공개된 제안 이유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보호소’라고 모두 같은 보호시설은 아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은 크게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거나 지정한 ‘동물보호센터’와 비영리로 운영되는 ‘민간동물보호시설’로 구분된다.
동물보호센터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치하거나 일정한 시설·인력 기준을 갖춘 기관과 단체를 지정해 운영한다. 유실·유기동물과 피학대동물의 구조·보호, 소유자 반환, 기증·분양, 사육포기 동물 인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민간동물보호시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유실·유기동물이나 피학대동물을 기증 또는 인수해 임시 보호하는 시설이다. 법정 규모 이상 시설을 운영하려는 사람은 명칭과 주소, 규모 등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반면 동물판매업이나 위탁관리업 등은 허가 또는 등록을 받아 운영하는 영업시설이다. 영업시설이 상호나 광고에 ‘보호소’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공공 동물보호센터나 비영리 민간동물보호시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민이 간판이나 홈페이지, 포털 검색광고, SNS 계정만 보고 시설의 법적 지위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일부 영업시설은 ‘안락사 없는 보호소’, ‘무료입양센터’, ‘책임입양소’, ‘반려동물 쉼터’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시민은 유기동물을 구조·보호하는 비영리시설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제 상담 과정에서는 파양비나 보호비, 입양비, 후원금 또는 멤버십 비용을 요구받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6년 2월 반려동물 판매업체 8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인 4곳이 홈페이지나 SNS에서 비영리 동물보호시설로 오인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며 ‘무료 입양’을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펫숍’, 법률용어는 아니지만 피해는 현실
‘신종 펫숍’은 현행 동물보호법에 규정된 공식 법률용어는 아니다.
통상적으로는 반려동물을 더 이상 기르기 어려운 사람에게서 파양비나 보호비를 받고 동물을 인수한 뒤, 다른 사람에게 입양비나 책임비 등의 명목으로 비용을 받고 다시 넘기는 영업형태를 가리킨다.
일반적인 동물판매업체가 생산업자나 경매장 등을 통해 동물을 공급받는 것과 달리, 신종 펫숍은 보호자가 양육을 포기한 동물을 인수한다. 동물을 맡기는 사람과 데려가는 사람 양쪽에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된다.
시설을 찾는 시민은 버려진 동물을 구조해 새로운 가정을 연결하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동물을 매개로 수익을 얻는 영업시설일 수 있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가 올해 접수한 피해 제보 37건을 분석한 결과, 제보자 1명당 평균 피해액은 22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단체가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1.6%가 신종 펫숍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82.6%는 보호시설로 오인될 수 있는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데 동의했다. 다만 이는 정부 공식 통계가 아니라 동물보호단체가 조사기관에 의뢰한 조사 결과다.
이름을 믿고 맡긴 동물, 이후 행방은 확인할 수 있나
동물을 맡기는 시민에게 ‘보호소’라는 표현은 단순한 상호가 아니다.
시설이 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치료가 필요하면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며,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줄 것이라는 신뢰가 담긴 표현이다. 동물을 계속 기르지 못한다는 죄책감 속에서 시설을 찾는 사람에게 ‘안락사 없는 보호소’나 ‘평생 보호’라는 문구는 선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운영방식과 계약 내용이 광고와 다를 경우 시민은 맡긴 동물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살아 있는지, 치료를 받고 있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에는 보호소라는 설명을 믿고 수백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해당 시설의 운영실태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입양한 동물의 질병 치료비를 별도로 부담해야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다만 특정 시설이 ‘보호소’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불법 영업이나 동물학대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시설의 지정·신고 여부와 영업 등록, 계약 내용, 비용 구조, 동물 관리 상태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의 목적 역시 모든 민간 구조활동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시설이 공인된 보호시설처럼 보이는 명칭을 사용해 시민의 판단을 흐리는 문제를 막는 데 있다.
위반하면 최대 500만원 과태료 가능
개정안은 동물보호시설과 유사한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과 함께 과태료 규정도 신설하려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01조제1항은 해당 항에 규정된 위반행위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유사 명칭 사용 위반을 이 조항에 추가하는 구조여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과태료만으로 영업행위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파양이나 입양 중개 한 건에서 수백만원이 오가는 영업구조라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충분한 제재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최초 위반과 반복 위반을 구분하고, 상습적으로 명칭을 바꿔 영업하는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취소와 연계할 필요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명칭만 변경한 채 같은 영업을 이어가는 문제도 남는다.
‘동물보호소’를 사용하지 않고 ‘입양케어센터’, ‘반려동물 쉼터’, ‘동물요양원’ 등 비슷한 인상을 주는 표현으로 바꾼다면 법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유사 명칭’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법안 심사에서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금지되는 명칭의 범위다.
‘동물보호센터’나 ‘민간동물보호시설’과 동일한 명칭만 금지하면 영업자가 단어를 조금씩 바꿔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반대로 ‘구조’, ‘보호’, ‘입양’, ‘쉼터’ 같은 일반적 표현까지 폭넓게 제한하면 실제 구조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나 개인 활동가까지 제약할 수 있다.
국회는 최소한 다음 명칭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 명칭 유형 | 입법 과정에서 확인할 내용 |
|---|---|
| 동물보호소·동물보호센터 | 미지정·미신고 영업시설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할지 |
| 유기동물보호소·구조센터 | 실제 구조활동과 비영리성을 어떤 자료로 확인할지 |
| 입양센터·책임입양소 | 판매·중개 영업과 혼동되는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
| 동물쉼터·동물요양원 | 보호시설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는 명칭에 포함할지 |
| 케어센터·복지센터 | 일반 서비스업과 동물보호시설을 어떻게 구분할지 |
금지 명칭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열거할지, ‘일반 소비자가 공인된 동물보호시설로 오인할 가능성’을 판단 기준으로 둘지도 쟁점이다.
기준이 모호하면 지방자치단체마다 단속 결과가 달라지고, 같은 명칭을 두고 지역별로 다른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신고 유예 중인 소규모 보호시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법안에서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상은 소규모 민간동물보호시설이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는 2023년 도입됐다. 정부는 시설 규모에 따라 신고 의무를 단계적으로 적용했고, 2026년 4월 시행령을 개정해 보호 동물이 20마리 이상 100마리 미만인 시설의 신고 유예기간을 2029년 4월 26일까지 연장했다. 현재는 보호 동물이 100마리 이상인 시설이 의무 신고 대상이다.
따라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소규모 시설을 불법으로 볼 수는 없다.
개정안이 ‘신고하지 않은 시설은 보호소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단순하게 규정하면 법령에 따라 신고가 유예된 비영리시설이나 소규모 구조단체까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법안에는 적어도 다음 대상을 구분할 기준이 필요하다.
- 신고 대상인데도 신고하지 않은 시설
- 신고 대상이지만 법령상 신고가 유예된 시설
- 소규모 비영리 구조시설과 임시보호단체
- 동물판매업·위탁관리업 등 영리 영업시설
- 일시적으로 동물을 구조·보호하는 개인 활동가
영리업체의 보호시설 사칭을 막는 과정에서 실제 구조와 보호를 수행하는 소규모 단체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확인 절차와 예외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 광고를 제외하면 규제 효과는 반쪽
시민이 동물보호시설을 처음 접하는 경로는 거리의 간판보다 포털 검색과 SNS 광고인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일부 동물판매업체가 홈페이지와 SNS에서 보호시설로 오인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동물자유연대 피해 사례 역시 인터넷에서 ‘보호소’나 ‘무료입양’을 검색한 뒤 영업시설을 방문한 경우가 포함돼 있다.
오프라인 상호와 간판만 제한하고 홈페이지 이름, SNS 계정, 해시태그, 검색광고 문구를 규제하지 않으면 명칭 제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명칭 사용 제한이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 동영상 광고, 포털 검색광고에도 적용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사업자가 광고대행사를 통해 보호소라는 문구를 노출한 경우 누가 책임지는지, 포털과 SNS 사업자가 위반 광고를 확인했을 때 차단해야 하는지, 시민이 신고할 통합창구를 마련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플랫폼에 모든 책임을 지울 수는 없지만, 유료 광고를 통해 영업시설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면서 해당 시설의 지정·신고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는 구조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신고됐다고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명칭 사용 제한만으로 시민 피해와 동물 방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에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됐다는 것은 법정 절차를 거쳤다는 뜻이지, 시설 운영의 품질과 윤리성을 영구적으로 보증하는 인증은 아니다.
시설이 신고 당시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이후 보호 동물이 급격히 늘거나 관리인력과 치료비가 부족해질 수 있다. 비영리를 표방하면서 사실상 파양비와 입양비를 통해 영업하는 경우도 점검해야 한다.
현행법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시설·운영 기준과 사후관리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칭 사용을 허용하는 것과 함께 이러한 현장점검이 실제로 이뤄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보호 동물 수와 관리인력, 진료기록, 입양·반환 현황, 비용 수납 구조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중대한 위반이 확인된 시설의 명칭과 처분 내용을 시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시설의 정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이용자가 시설의 법적 지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거나 지정한 동물보호센터의 명칭과 관리기관, 주소, 시설 유형, 지정일자, 운영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이 포털에서 검색한 시설이 공식 동물보호센터인지, 신고된 민간시설인지, 동물판매업체인지 한 화면에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 시설 홈페이지와 온라인 광고에는 다음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동물보호센터 지정번호 또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번호
- 동물판매업·위탁관리업 등 영업 허가·등록번호
- 시설을 관리·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
- 실제 운영 주체와 대표자
- 동물을 맡기거나 입양할 때 발생하는 비용
- 동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시점과 조건
- 치료·중성화·예방접종 등 기본 관리내역
- 파양 또는 입양 이후 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방법
생명을 인수하고 인계하는 시설이라면 일반적인 영업장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보 투명성이 요구된다.
명칭 제한을 넘어 운영구조까지 봐야
이번 개정안은 시민이 ‘보호소’라는 이름을 믿고 영리시설을 공익적 보호시설로 오인하는 문제를 줄이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간판의 이름만 바꾼다고 동물의 안전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파양비와 입양비를 양쪽에서 받는 구조, 동물의 소유권과 이동 경로, 질병이 있는 동물에 대한 치료 책임, 시설 폐업 때 남겨진 동물의 처리, 반복 위반 사업자의 재영업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유사 명칭’의 범위뿐 아니라 온라인 광고 적용 여부, 소규모 비영리시설의 예외 기준, 반복 위반에 대한 제재, 소비자 피해 구제 절차, 맡겨진 동물의 이동과 생존 여부를 확인할 장치까지 살펴야 한다.
‘보호소’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다.
시민에게는 동물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구조하고 보호하는 곳이라는 신뢰를 주고, 동물을 맡기는 사람에게는 다시 안전한 가정을 찾아줄 것이라는 약속이 된다.
그 신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시설의 법적 지위와 비용 구조를 숨긴다면 소비자의 선택권뿐 아니라 동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반대로 열악한 여건에서도 실제 구조활동을 이어가는 비영리시설과 개인 활동가를 일률적으로 ‘미신고 보호소’로 몰아서도 안 된다.
이번 개정안이 실효성 있는 법으로 이어지려면 이름을 금지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시민이 시설의 법적 지위와 비용 구조를 쉽게 확인하고, 지방정부가 실제 보호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반복 위반과 편법 재영업까지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보호소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리는 동물을 보호할 책임과 분리될 수 없다. 국회가 명칭 규제와 함께 그 책임을 확인할 제도까지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