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사흘 전부터 이틀 연속 직접 피해 호소…경찰·천안시 즉각 분리조치 안 해
2021·2024년에도 아동학대 판단…과거 기록 반영 여부와 분리하지 않은 근거 확인 필요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이 고열과 의식 저하 증세로 병원에 옮겨진 뒤 숨졌다.
충남경찰청은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교회 목사를 8월 14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아동의 외할머니도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동이 숨지기 전 30여 시간 동안 침대에 손발이 묶여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학대 행위와 사망 원인, 피의자별 책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와 향후 수사·재판을 통해 확정될 사안이다.
수사와 별도로 관계기관의 보호조치가 적절했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아동과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부터 네 차례 접수됐고, 사망 사흘 전부터 이틀 연속 아동이 직접 피해를 호소했지만 보호시설 분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8월 2일과 3일, 아동이 직접 피해 호소
경찰 등에 따르면 아동은 8월 2일과 3일 이틀 연속 생활하던 교회 밖으로 나와 시민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학대 피해를 호소했다.
아동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2일 아동에게서 뚜렷한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정식 접수하지 않고 현장 확인 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이 다음 날 다시 피해를 호소하자 경찰은 천안시 관계자와 함께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외할머니에 대한 긴급임시조치를 했다. 이어 법원에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신청했지만 아동을 보호시설로 옮기지는 않았다.
경찰과 천안시는 당시 아동의 심리 상태와 보호시설 여건 등을 고려해 즉각적인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8월 5일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경찰의 신청을 기각했다. 아동은 같은 날 오후 8시 49분께 41.5도의 고열과 의식 저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고, 약 3시간 뒤인 6일 오전 0시 2분께 숨졌다.
2021년부터 이어진 네 차례 위험신호
천안시가 공개한 대응 이력에 따르면 첫 신고는 2021년 12월 1일 접수됐다.
당시 신고 내용은 아동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천안시는 관련자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하고 사건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관했다.
두 번째 신고는 2024년 3월 14일 접수됐다. 외할머니가 아동을 때렸다는 내용으로, 천안시는 이 신고 역시 아동학대로 판단해 사례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넘겼다.
이후 2026년 8월 2일과 3일 아동이 직접 피해를 호소하면서 세 번째와 네 번째 신고가 이어졌다.
핵심 데이터 | 네 차례 신고와 사건 경과
| 시점 | 확인된 내용 | 이후 조치·상황 |
|---|---|---|
| 2021년 12월 1일 | 방임 의심 신고 | 천안시 아동학대 판단, 아동보호전문기관 이관 |
| 2024년 3월 14일 | 외할머니의 폭행 관련 신고 | 천안시 아동학대 판단, 사례 이관 |
| 2026년 8월 2일 | 아동이 직접 학대 피해 호소 | 경찰 현장 확인 후 종결, 시설 분리 없음 |
| 2026년 8월 3일 | 아동이 다시 피해 호소 | 경찰·천안시 조사, 외할머니 긴급임시조치 |
| 2026년 8월 5일 | 법원,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 기각 | 아동은 교회에서 계속 생활 |
| 2026년 8월 5일 밤 | 고열·의식 저하로 119 신고 | 병원 이송 |
| 2026년 8월 6일 0시 2분 | 병원에서 사망 | 경찰 수사 확대 |
| 2026년 8월 14일 | 교회 목사 구속 송치 | 외할머니와 다른 성인 관련 수사 계속 |
※ 수사 중인 사건으로 혐의와 세부 사실관계는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거 학대 이력, 마지막 위험평가에 반영됐나
이번 사건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과거 신고 기록과 아동학대 판단 이력이 2026년 8월 현장 대응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다.
2021년과 2024년 신고는 모두 천안시의 조사에서 아동학대로 판단됐다. 특히 2024년 신고에서는 외할머니가 학대 행위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8월 2일과 3일 신고를 처리한 경찰과 천안시 담당자가 과거 신고 및 조사 결과를 현장에서 모두 확인했는지 알 수 없다.
경찰과 천안시,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기관이 보유한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공유됐는지, 과거 학대 판단이 재학대 위험도 평가에 반영됐는지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법적 분리 수단 있었지만 적용되지 않아
현행 아동학대처벌법 제12조는 학대 피해가 확인되고 재학대 위험이 급박하고 현저한 경우 경찰이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학대 행위자를 피해아동에게서 격리하거나 피해아동을 보호시설로 인도하는 응급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만 당시 현장 상황이 법에서 정한 응급조치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됐는지, 분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어떤 자료와 기준에 근거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이 나오기 전에도 별도의 응급 분리가 가능했는지, 아동의 의사와 심리 상태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도 후속 점검 대상이다.
학교 밖 생활로 줄어든 외부 접점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아동은 정식 절차를 거쳐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해왔다. 올해 3월에는 보호자의 신청에 따라 학교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학대 위험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학교는 교직원과 또래가 아동을 정기적으로 만나 신체 상태와 행동 변화, 장기 결석 등 이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적 접점이다.
아동이 학교 밖에서 생활했다면 교육기관을 대신해 누가 아동의 안전과 생활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했는지가 쟁점이 된다.
아동은 지적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가 관련 수당이나 복지지원을 신청하지 않아 정기적인 복지 관리·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학교 밖 생활과 제3자 양육, 장애·복지정보, 과거 학대 신고가 각각 다른 행정체계에서 관리됐다면 이 정보들이 하나의 위험신호로 연결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호시설 여건이 분리 판단에 미친 영향은
경찰과 천안시는 즉각적인 분리조치를 하지 않은 배경으로 아동의 심리 상태와 함께 보호시설 여건을 언급했다.
그러나 당시 천안과 충남지역 보호시설의 실제 가용 인원, 다른 지역 시설이나 임시보호 방안의 검토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보호시설 여건이 분리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면 당시 이용 가능한 시설이 실제로 없었는지, 대체 보호 방안은 검토됐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위중한 상태에서도 병원 이송까지 1시간 이상
아동이 위급한 상태에 빠진 이후에는 병원 이송도 지연됐다.
119 구급대 출동 당시 아동의 산소포화도는 89%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구급대는 인근 대형병원 6곳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소아 전문의나 소아중환자실 부재 등을 이유로 곧바로 이송하지 못했다.
아동은 신고 접수 후 약 1시간 5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약 3시간 뒤 숨졌다. 현재로서는 병원 이송 지연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위중한 소아환자를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한 원인과 당시 병원별 수용 불가 사유도 별도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천안시·경찰, 사건 이후 보호체계 점검
천안시는 사건 이후 아동학대 신고 접수부터 분리보호, 사례관리와 사후점검까지 대응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부모가 직접 양육하지 않는 제3자 양육 가정과 재학대 우려 아동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전담공무원이 참여하는 합동 점검회의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도 수사가 마무리되면 별도 점검단을 구성해 이번 사건의 보호조치 과정과 개선점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는 신고 접수와 현장 확인, 지자체 조사, 법원 임시조치 신청 등 여러 절차가 진행됐다. 그럼에도 아동은 안전한 공간으로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숨졌다.
향후 수사와 관계기관 점검에서는 과거 학대 기록의 공유 여부, 반복 신고에 대한 위험도 평가, 분리하지 않은 구체적인 판단 근거, 보호시설 가용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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